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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둘레길

비슬산 둘레길 제7구간

1. 산 행 지 : 비슬산 둘레길 제7구간(우록 백합나무길)

2. 산행일자 : 2016년 10월 29일(토) / 흐림

3. 산 행 자 : 아들과 함께

4. 산행경로 : 수야2리 경로당-수야지-귀일마을-수야임도-우록고개-우록지-우록2교-녹동서원(산행안내도 기준 10.1km)

5. 산행시간 : 2시간 40분(13:10~15:50)

6.. 산행안내도

 

7. 산 행 기

 

 

 

 

 

 

 

 

 

 

 

 

 

 

 

 

 

 

 

 

 

 

 

 

 

 

 

 

 

 

 

 

 

 

 

 

 

 

 

 

 

 

 

 

 

 

 

 

 

 

 

비슬산둘레길 제7구간 우록백합나무길은 청도군 이서면 수야2리 경로당에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녹동서원까지 이어지는 10.1㎞ 둘레길이다. 구간 중간지점에 목백합나무 군락지가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청도의 명물인 감나무와 하늘로 뻗은 목백합나무 군락지에서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코스가 과수원길이거나 숲길이어서 걷기에 그만이다. 지형의 고저차 때문에 체력 소모는 다소 클 수 있다. 일부 코스에서 휴대전화가 불통이지만 문자메시지와 긴급전화는 가능하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슬산둘레길 9편에서는 제7구간 전반부 여정을 다룬다. 구간 전반 5.7㎞를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이었지만 오르막길 때문에 더 걸릴 수도 있다.

#1. 수야2리 경로당~수야지(1㎞)

비슬산둘레길 제7구간 출발점인 수야2리 경로당을 나선 일행은 다시 비슬산둘레길 여정에 나선다. 마을을 빠져나와 자동차 도로 왼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오른쪽으로 굽은 도로를 따라 140m를 걸으면 길 왼쪽에 감나무 과수원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500여m의 감나무 과수원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청도의 명물인 감과 감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청도의 감은 맛은 물론 씨없는 감으로 유명하다. 청도반시는 조선 중기, 청도군 이서면 출신의 박호(朴虎, 1512∼79)라는 인물로부터 시작된다. 박호는 1546년(명종 1) 문과에 급제해 이조좌랑과 평해군수를 지냈다. 박호가 평해군수 재직 때 중국에 다녀온 친구로부터 감나무 가지를 얻어 고향에 가져와 토종감나무에 접붙였더니, 씨가 없고 큰 감이 열렸다. 이 감은 청도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 청도의 상징과도 같은 청도반시가 됐다.

청도반시의 역사를 되짚어 보니 과수원의 감나무가 새롭게 보인다. 게다가 청도의 감나무를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면 다시 감에 씨가 생긴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일행이 감나무 과수원길을 방문했을 때는 아직 가을이 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연히 나무에 달린 감은 초록색이다. 가을이 되어 노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릴 상상을 하니, 풍성한 가을 들녘의 경치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명심할 점이 있다면 농민의 피땀이 어린 농작물에 손을 대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 길이 선사하는 시골마을의 정취에 취했다고 농가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될 일이다.

한참 동안 감나무 과수원길을 걸은 일행은 이어지는 과수원길 양갈래길에서 오른쪽의 수야2교를 건넌다. 곧 수야지로 가는 자동차도로에 접어든다. 자동차 도로 왼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리니 저 멀리 수야지 둑이 보인다. 300m를 더 걸어 수야지에 도착한다. 수야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58년 준공된 저수지다. 수야지의 모습은 여느 시골마을의 저수지 풍경처럼 평화롭다. 잠시 수야지 둑방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잔잔한 저수지의 북편으로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수풀이 무성하다. 저수지 내부의 물 순환을 돕기 위해 섬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둑방길에서 내려다본 수야리의 감나무과수원 전경은 장관이다. 저수지 둑 남쪽으로 1㎞ 넘게 뻗어나간 들녘은 감나무로 빽빽하게 차 있다. 청도가 감 생산으로 특화된 고장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규모를 보니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2.수야지~목백합나무 군락지(4.7㎞)

수야지를 뒤로 한 일행은 저수지 옆 도로를 따라 다시 걷기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걸으며 전원주택과 복숭아 과수원 옆을 지난다. 수야지 둑에서 1㎞를 걸어가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개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후 오른쪽으로 난 마을길을 따라 200여m를 더 걸어 다시 오른쪽 개울 다리를 건너면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으로 향하는 수야임도 초입이다. 수야임도 주변에도 감나무 과수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가을이 되면 수야리 임도 또한 노랗게 물든 감 덕분에 색동옷을 입는다. 임도 특성상 나무그늘이 많아 상쾌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임도 시작점부터 등장하는 오르막길은 만만치 않다. 한동안 평지를 걷는 데 익숙해진 탓인지 몸이 천근만근이다. 임도 초입 나무그늘에서 음료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산 중턱 나무그늘에서 바라본 수야리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임도 대부분은 콘크리트로 포장돼 걷기에 좋으나 구불구불한 곡선구간이 많다. 간혹 과수원을 오가는 차량이 임도를 통과하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힘들었지만 점점 서늘해진다. 임도 정상부 능선은 600m 고지여서 한낮에도 주변 평지보다. 2~3℃ 기온이 낮다. 이런 이유로 무더위일수록 산을 찾는 이가 많다. 앞사람 발꿈치만 보면서 힘들게 산을 오른 끝에 산 능선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능선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가 있는데, 정자는 청도군과 가창면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정자가 위치한 곳은 비슬산둘레길과 비슬지맥이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둘레길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팔조령, 왼쪽으로 가면 헐티재다. 비슬지맥 등산로 인근 나뭇가지에 묶어둔 다양한 색상의 산악회 리본들이 수많은 탐방객이 이곳 능선을 거쳐갔음을 보여준다.

비슬지맥이 가로지르는 정자에서 휴식을 취한 일행은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으로 진입한다. 제4구간 석새미송림길에서 경남 창녕에 들어선 이후 청도를 거쳐 28㎞를 탐방한 끝에 다시 대구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제7구간이 끝나도 비슬산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제11구간까지는 아직 네 구간이 남아있다. 비슬산을 아우르는 지역이 꽤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가창면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청도쪽 오르막길에서 힘들게 길을 올랐기에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견딜 만하다. 가창면 우록리 방향으로 250m를 걸어내려가자 눈앞에 울창한 숲이 자리하고 있다. 숲의 주인공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오른 목백합나무다. 20~30여m의 큰 키를 자랑하는 목백합나무 수백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목백합나무는 백합나무로도 불리며, 5~6월 꽃필 무렵이면 ‘숲 속의 여왕’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아쉽게도 꽃은 구경할 수 없었는데 개화시기에 맞춰 온다면 흔치 않은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목백합나무 군락지 아래는 짙은 그늘이다. 군락지 중앙부를 돌아나가는 임도 가장자리의 한 구석에 벤치 두 개가 자리잡고 있다. 벤치에 앉아 시선을 위로 올리니 나무의 높이 때문에 목이 아파온다. 나무 사이로 열린 하늘이 푸르다

 

#1. 목백합군락지~우록2교(3.8㎞)

제7구간 전반부 종점, 목백합군락지의 상쾌함을 뒤로 한 일행은 임도를 따라 길을 걷는다. 콘크리트 포장 임도여서 걷기에 무난하지만, 내리막이어서 천천히 걷지 않으면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목백합군락지에서 800m를 내려가자 임도가 끝나는 지점의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 주변의 빈터가 넓다. 인근 농가에서 키우는 염소 몇 마리가 둘레길 주변에서 서성인다. 사람이 물끄러미 쳐다봐도 제 일에만 집중할 뿐이다. 오로지 빈터에 난 잡초에만 관심 있어 보인다. 방목된 닭 몇 마리도 수풀을 헤치며 먹이를 찾고 있다. 평소 관심 밖이던 가축들의 분주하면서도 자유로운 일상을 바라보니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일행은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른쪽 둘레길로 발걸음을 뗀다.

삼거리부터는 여느 평범한 마을길과 다름없는 분위기다. 길은 차량이 지날 만큼 넓지만, 민가가 거의 없어 지나는 사람도, 차량도 만날 수 없다. 최근 조성된 듯한 콘크리트길이 이어져 있어 산중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또한 길 곳곳에 비슬산둘레길 안내판이 있어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자 오른쪽에 우록저수지가 보인다. 우록저수지를 지나 1㎞를 더 내려가면 5~6곳의 식당이 계곡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다. 모두 닭과 오리 요리로 유명한 식당들이다. 백숙이나 구이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곳 식당가는 평일에도 손님이 꾸준히 몰린곳이다. 주말이 되면 대구시내에서도 이곳의 식당가를 찾는 이들이 많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마침 일행이 우록리를 방문한 날이 복날이다. 평일이지만 말복 더위를 피하고 음식으로 몸의 기를 북돋우려는 사람들로 둘레길 주변 식당가는 왁자지껄하다. 산중계곡의 식당가를 통과한 일행은 다시 둘레길 여정을 재촉한다. 식당가 초입에서 400여m를 더 걸은 일행은 우록2교가 위치한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의 우록2교를 건너야 둘레길 여정을 이어갈 수 있지만,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된다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지장사를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남지장사는 신라 신문왕 4년(684) 양개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이 남지장사를 중창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일연이 비슬산에서 20년 이상 수행을 했다는 사실로 미뤄봤을때, 남지장사와 일연이 관계가 없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사명대사가 승병들의 훈련장으로 사용했다. 삼거리에서 남지장사까지의 거리는 우록2교에서 목백합나무군락지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2. 우록2교~녹동서원(600m)

삼거리에서 우록2교를 건넌 일행은 둘레길 여정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일행은 곧 둘레길 왼쪽에 위치한 농산물직거래장터에 도착한다. 우록1리 회관 맞은편에 위치한 농산물직거래장터는 겨우 비만 피할 수 있는 간이 시설이지만 ‘직거래 장터’라는 이름답게 구색은 갖추고 있다.

직거래 장터의 터줏대감은 마을 할머니들이다. 이날도 할머니 몇 명이 부채를 부치며 좌판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플라스틱 박스를 뒤집어 만든 좌판에는 가지, 풋고추, 오이를 비롯해 호박, 양파 등 방금 수확한 신선한 채소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티로폼 박스 안에 담긴 감식초 색이 노르스름하다. 쳐다만 봐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장터 옆의 정자에서는 농사일에 바쁜 마을 할아버지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망중한을 보내고 있다.

장터를 지나 자동차 도로를 따라 걷는다. 저 멀리 녹동서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녹동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큰 공을 세운 모하당 김충선을 모신 서원이다. 1789년 지방유림들에 의해 창건됐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1885년 재건됐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김충선은 임진왜란 당시 참전한 왜군, 즉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김충선의 본명은 ‘사야가’로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었던 가토 기요마사 휘하의 부장으로 참전했다. 평소 조선침략의 부당함을 지적한 김충선은 부하 3천명을 이끌고 조선에 귀화했다. 이후 사야가는 경주와 울산 등지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 선조는 곧 사야가에게 김충선이란 이름을 하사한다. 김충선은 임진왜란 외의 전란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정묘호란, 병자호란 때에도 공을 세워 ‘삼란공신’으로도 불린다.

조선과 조선 백성을 도운 김충선의 행적을 생각하며 걸음을 재촉한 일행은 드디어 둘레길 제7구간 종점인 녹동서원에 도착한다. 녹동서원은 1m 남짓한 황토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돌담 사이로 난 문을 통과해 녹동서원에 들어선다. 가장 먼저 일행을 맞이하는 것은 3개의 작은 기와지붕이 얹힌 향양문(向陽門)이다. 풀이하면 ‘햇볕을 향하는 문’이라는 뜻이지만, 남쪽 방향의 고향을 그리워한 김충선의 마음이 담겨 있다. 향양문 뒤로는 숭의당이 보이고, 숭의당 오른쪽 뒤편으로 김충선의 영정이 모셔진 녹동사가 위치해 있다.

녹동서원 오른편에는 달성한일우호관이 위치해 있다. 김충선이 일본 출신이었기에 달성한일우호관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방문하고 있다. 우호관 앞에는 일본식 고양이 인형인 ‘마네키네코(복고양이)’가 왼쪽 앞발을 들고 있다. 고양이가 오른쪽 앞발을 들고 있으면 돈을, 왼쪽 앞발을 들고 있으면 손님을 부른다고 한다. 손님을 부르는 복고양이의 환대를 받은 일행은 우호관 내부로 들어선다. 우호관 내부에는 김충선과 임진왜란 관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조선군과 왜군의 갑옷에서부터 조총 등의 무기류에 이르기까지 당시 참혹했던 전쟁의 모습을 증언하는 수많은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하지만 한·일 교류, 우호와 관련한 전시물도 상당수다. 임진왜란 이전의 한일교류사와 조선통신사 그림 등 양국의 교류 역사를 보여주는 여러 자료가 전시돼 있다

 

 * 자료 :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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