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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둘레길

비슬산 둘레길 제1구간

1. 산 행 지 : 비슬산 둘레길 제1구간(화원 역사탐방로길)

2. 산행일자 : 2016년 9월 18일(일) / 흐림, 비

3. 산 행 자 : 아들과 함께

4. 산행경로 :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인흥서원-소나무숲길-본리임도-기내미재-함박산-소계정-기세마을(산행안내도 기준 8.0km)

5. 산행시간 : 3시간 00분(11:00~14:00)

 6. 산행안내도

7. 산 행 기

 

 

 

 

 

 

 

 

 

 

 

 

 

 

 

 

 

 

 

 

 

 

 

 

 

 

 

 

 

 

 

 

 

 

 

 

 

 

 

 

 

 

 

 

 

 

 

 

 

비슬산 둘레길 제1구간, 화원역사탐방로길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의 남평문씨본리(인흥) 세거지를 출발해 인흥서원~본리임도~기내미재~함박산전망대~소계정을 잇는 8㎞ 코스다.

출발점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주차장이다.

비슬산둘레길의 출발점에는 ‘명심보감로’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과 ‘비슬산둘레길’까지 3개 길이 겹쳐 있어 길 찾기가 헷갈려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일부 안내판의 경우 경로와 상관 없는 곳에 위치해 혼란을 준다. 비슬산둘레길 제1구간 초입의 경우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과 대부분의 코스가 같기 때문에 녹색길 안내판을 따라 걸으면 수월하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은 대도시 교외의 시골마을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얼핏 보면 한적한 시골마을처럼 보이지만, 논밭 저 너머로 대구의 아파트촌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덕분에 도심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고, 시내버스로 오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근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은 부족하다. 다행히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에 작은 마트가 있다. 이곳에서 걷기에 필요한 생수와 간식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제1구간 전체 통과 소요시간은 천천히 걸었을 때를 기준으로 4시간 전후다. 달성군의 비슬산둘레길 안내지도에는 제1구간 탐방시간이 3시간10분으로 나와 있지만 즐기며 걷기에는 촉박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도중에 간식이나 도시락을 먹는 등 충분한 휴식까지 취한다면 4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여정이다.

길을 나서기 전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찬찬히 둘러보길 권한다. 인흥마을로도 불리는 세거지는 고려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文益漸, 1329~98)의 후손 인산재 문경호(文敬鎬, 1812~74)가 1840년 전후 조성했다. 이런 내력 때문인지 세거지 입구의 목화밭이 새삼스럽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옛 주거의 전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천수봉을 등지고 인흥천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형 마을이다. 마치 구획정리를 한 것처럼 가옥의 배치는 반듯하고 우아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가옥의 담이 높다는 점이다. 웬만큼 키가 큰 남성도 펄쩍 뛰어야 간신히 마당 내부를 볼 수 있다. 양반가의 사생활을 못보게 하기 위해 높은 담을 쌓았다고 하지만 “겨울철 낙동강 바람을 막기 위해 담을 높였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실제로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정남향이 아닌 남서향이어서 겨울철에 다소 추운 편이다.

70여채에 달하는 한옥은 세거지의 자랑이다. 이 중 문중 자제들의 배움터인 수봉정사가 가장 유명하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소나무가 장승처럼 서있다. 수봉정사 마루에 걸터앉아 소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시 한 수가 떠오를 것만 같다. 수봉정사 옆 문중 문고인 인수문고에는 2만여권의 서책과 책판이 소장돼 있다. 마을 오른편 끝의 재실인 광거당도 유명한데, 문중 사람들이 공부하던 곳이다.

노거수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특히 골목길 옆 300년 넘은 회화나무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모진 세월의 풍파로 곳곳이 보호용 충전재로 덮여있지만 고고한 자태는 변함이 없다. 10여m 높이의 은행나무 또한 문지기처럼 버티고 서 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원래 인흥사라는 절이 있던 곳이다. 삼국유사 저자 일연(一然, 1206~89)이 1264년 중창한 사찰로 임진왜란 때 불탔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둘러본 후 인흥서원으로 향하면 비슬산 둘레길의 본격적 여정이 시작된다. 세거지 주차장에서 대구도심 방향으로 240m가량 걸으면 도로 좌측의 인흥교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인흥교를 건너 210m를 더 가면 인흥서원에 도착한다.

인흥서원은 고려 충렬왕 때 문신으로 예문관제학을 지냈고 명심보감을 쓴 노당 추적(秋適, 1246∼1317)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1825년 추적의 후손 추세문이 세웠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속에서도 훼철되지 않았다.

인흥서원 오른편의 장판각에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된 명심보감판본 31매가 보관돼 있다. 명심보감은 중국 고전에 나오는 선현들의 금언과 명구를 편집해 만든 책으로 어린이를 위한 교과서에 비유된다.

아쉬운 점은 인흥서원이 늘 개방된 곳이 아니라는 것. 한 주민은 “문중 관리인이 있지만 고령인 탓에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다행히도 관리인의 허락을 얻어 인흥서원 내부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3.인흥서원~본리임도(2.5㎞)

인흥서원을 나와 오른편의 논둑길로 접어들면 다시 길이 이어진다. 논둑길이 끝난후 만나는 콘크리트 포장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까치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길 주변은 개 사육장이 들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지만 100여m만 더 나아가면 까치봉으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는 둘레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코스가 숲길이다. 뜨겁게 내리쬐던 햇빛도 이곳에서는 사그라든다. 숲 사이로 보이는 풍경과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지친 심신을 위로해 준다.

까치봉 중턱으로 오르는 둘레길 대부분이 오르막이지만 완만한 경사여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이후 산 능선에서 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까치봉 중턱에 도착할 수 있다. 까치봉 중턱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빠져나오면 울창한 소나무숲길로 접어든다. 사람 2명이 교차해 걸을 만한 너비의 흙길 위에는 솔잎이 쌓여있다. 마치 양탄자 위를 걷는 듯 편한 느낌이다.

코끝을 스치는 피톤치드 향은 짙다. 소나무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송골’에 도착한다.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길은 높은 절벽 옆으로 나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슬아슬한 느낌이 든다.

절벽 위로는 범상치 않은 바위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마치 부처님이 앉는 연화대 같은 모습이다. 신선이 되려는 도인이 수도하는 장소 같기도 하다. 실제로 비슬산은 일연 스님을 비롯해 불교와의 인연이 깊은 곳이기에 잠시나마 구도자가 된 듯한 상상에 빠졌다. 종종 바위 위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추락의 위험 때문에 삼가야 한다. 간혹 자전거 동호인들이 산길을 빠르게 내려오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절벽 위 바위를 친구 삼아 떡과 음료 등 간식을 챙겨먹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길을 나선다. 소나무숲길을 빠져나오면 산림관리를 위해 조성한 본리임도다. 출발점에서 이곳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10분,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잠시 숨을 고른다. 비슬산 둘레길 1구간은 걸을수록 점점 즐거워지는 묘미가 있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 위에서 온갖 상념을 털어낼 수 있었다. 1구간의 나머지 구간(본리임도~기내미재~함박산전망대~소계정)은 2편에서 다룬다

 

#1. 본리임도~기내미재(1.4㎞)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가 출발점인 비슬산둘레길 제1구간 화원역사탐방로길의 전반부(남평문씨본리세거지~인흥서원~본리임도, 2.95㎞)가 끝나면 둘레길은 본리임도로 접어든다.

둘레길 제1구간 후반부는 본리임도~기내미재~함박산전망대~소계정을 잇는 5.05㎞ 여정이다. 본리임도에 발을 내딛자마자 이전의 둘레길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동안 아담한 산속 숲길을 걸었다면, 마치 고속도로에 들어선 느낌이다. 자동차가 오갈 만큼 넓은 임도 위로 탁 트인 하늘이 탐방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임도는 비포장이어서 걷기에 그만이다. 흙길이지만 파쇄석이 섞여있고 파인 곳 없이 잘 정비돼 있다. 길 양쪽으로는 소나무와 이름모를 들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오르막이 거의 없어 체력소모도 적은 편이다. 임도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는 망중한을 즐기는 묘미도 있다.

임도를 따라 15분가량 걸으면 기내미재에 도착한다. 기내미재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와 옥포면 반송리를 잇는 고개로, 이곳에는 작은 쉼터가 마련돼 있다. 고개에는 함박산으로 가는 육교가 세워져 있다. 육교 아래로는 2차로 도로가 지난다. 자동차 도로와 연결돼 있는 기내미재 쉼터는 고개를 오르내리는 운전자들의 휴식처로도 활용되고 있다. 기내미재 쉼터에서는 자전거족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기 위해 본리임도를 찾은 남녀 라이더들이 기내미재 쉼터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하는 모습이 여유롭다.

기내미재에서 함박산전망대로 향하기 전 꼭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함박산전망대로 가는 초반 코스가 급경사 오르막이기 때문이다.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걷기 초보자에게는 무리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함박산전망대로 가지 않고, 기내미재~반송삼거리~소계정으로 이어지는 우회로를 선택하는 방법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우회로의 경우 자동차 도로여서 걷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교통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2. 기내미재~함박산전망대(1.1㎞)

기내미재에서 휴식을 취한 후 함박산전망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전망대가 있는 함박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하얀 나일론 띠를 두른 키 큰 소나무들이 의장대처럼 탐방객을 반긴다. 띠는 길 안내를 위해 산악회에서 매어 놓은 표식이다. ‘소나무 의장대’의 환영 퍼레이드를 뒤로한 채 함박산을 오르면 곧 나무 계단을 만난다. 계단은 걷기에 편하지만 오르막길의 고단함은 어쩔 수 없다. 그동안 평지나 다름없는 둘레길을 걸었기에 이내 기진맥진해 진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묵직한 피로가 발끝에서 올라온다. 계단 주변에는 나무그늘도 거의 없어 지친 몸을 더욱 짓누른다. 다행히 기내미재에서 함박산 능선이 시작되는 첫 봉우리까지의 거리는 500m에 불과하다. 뜨거운 태양이 야속해질 즈음 어느덧 산 능선을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능선에 오르기 전 산중턱의 기내미재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기내미재 전망대 아래로 시원하게 뻗은 자동차전용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구시 달서구와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를 잇는 도로다.

함박산 능선에 오른 후부터 체력 부담은 확연히 줄어든다. 몸이 편해지니 그제서야 풍경도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북쪽으로 난 둘레길의 좌우측 방향으로 대구도심과 비슬산 일원의 비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함박산 능선으로 이어진 둘레길을 걷다보면 각양각색의 바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박산 능선 둘레길을 15분가량 걸으면 만나는 함박바위가 가장 눈길을 끈다. 함박바위는 높이 2m, 너비 3m가량의 바위로, 능선 가운데에 박혀있는 형상이다. 바위 중앙부 갈라진 틈을 기준으로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병풍 같기도 하고, 앞니 두 개가 가지런히 올라온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함박바위를 지나 5분가량 더 걸으면 독특한 모양을 한 또 다른 바위를 만난다. 바위 중간부분이 봉긋 솟아 마치 왕이 앉는 용상처럼 보인다. 이름 없는 작은 바위들도 자연과 어우러지며 하나의 완전체로 서있다.

함박산 능선에서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면서 잠시 숨을 고른다. 쌀밥에 김치가 전부였지만, 시장했는지 게 눈 감추듯 밥그릇을 비웠다. 요기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 뒤, 머문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능선을 따라 한참 걸은 후 드디어 함박산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는 대구시내 방향인 동쪽을 향해 조성돼 있다. 도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연무 낀 하늘 사이로 팔공산의 웅장한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인다. 대구도심의 허파인 앞산부터 달성군 일원으로 이어지는 산세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전망대에는 평상과 의자가 있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3. 함박산전망대~소계정(2.55㎞)

함박산전망대를 지나자마자 돌멩이를 쌓아 소원을 비는 소원탑을 만날 수 있다. 자갈돌이 아닌 거친 모양의 납작한 돌들이 원뿔 모양으로 올려져 있어 특이하다. 소원탑을 뒤로한 채 조금만 더 걸으면 둘레길 제1구간의 최종목적지인 소계정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도착한다. 본격적인 내리막길로 접어들기 전, 이번에는 길게 굽이치는 낙동강이 눈에 들어온다. 낙동강을 따라 시선을 북쪽으로 옮기자 낙동강 강정고령보가 보인다. 보 오른편에는 강정고령보의 대표적인 시설물인 ‘디아크’가 콩알처럼 작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함박산을 내려가는 길, 예상치 못한 소리에 움찔한다. 소리가 나는 쪽을 유심히 살펴보니 새끼 노루 한 마리가 호기심 어린 눈길로 서있다. 사람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 검은 눈동자가 유난히 맑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된 녀석이었다. 근처에는 어미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린 녀석이 겁에 질릴까 얼른 자리를 뜬다.

노루와 헤어진 뒤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는다. 무릎이 아파질 즈음, 다행히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나무계단 코스가 끝나자 솔숲길로 연결된다. 여전히 내리막길이지만 공기는 맑고 시원하다. 솔잎은 지층을 이룬 듯 펼쳐져 있다. 느릿느릿 그것의 감촉을 즐기며 발걸음을 옮긴다. 계속된 내리막길 탓인지 운동화를 신은 발끝이 조금씩 아파온다.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꼭 신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함박산 내리막길을 다 내려오자, 소계정으로 향하는 기세리 마을길로 들어선다.

마을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둘레길 1구간 마지막 코스인 소계정이다. 소계정은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에 자리한 정자로, 대구시 문화재자료 제31호다. 이 마을에서 학당을 열고 후학양성에 힘쓴 소계 석재준(1866∼1945) 문하의 제자들이 1923년 건립했다. 경사진 지형에 위치해 건물 아래로 높은 축대가 쌓여 있고, 건물 중앙부로 계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자료 :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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